일곱 살 얼굴은 올해만 있어요
사계절 성장 스냅
여름휴가를 다녀와 폰 사진첩을 정리하다 보면, 이상한 걸 발견하는 분들이 많아요. 아기 때 사진은 넘치도록 많은데, 그 뒤로는 계절이 통째로 비어 있다는 거요.
7세 이전 아이 사진이 특히 그래요. 아기 성장 사진은 열심히 찍다가, 아이가 걷고 말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뜸해지거든요. 유치원 행사 사진 몇 장, 여행지에서 급하게 찍은 몇 장. 그리고 비어 있는 봄과 가을.
저는 유치원 앨범 작업으로 같은 아이들을 계절마다 다시 만나는 일을 해 왔어요. 봄에 찍은 파일과 가을에 찍은 파일을 한 화면에 나란히 열어 보면, 매일 보는 사람은 알기 어려운 게 보여요.
7세 이전 아이의 얼굴은 해마다 다르다 — 같은 얼굴을 다시 찍을 수 있는 해는 없다.
7세 이전 아이 사진, 어느 간격으로 남기는 게 좋을까요?
저는 계절이 넘어갈 때 한 번씩, 석 달 간격을 권해요. 세 달이면 얼굴이 눈에 띄게 달라지고, 그보다 짧으면 지난번 사진과 구분이 잘 안 되거든요.
간격을 정하는 제 기준은 '얼마나 예쁘게 나오나'가 아니라 '지난번과 얼마나 달라졌나'예요. 달라진 게 없으면 두 장이 결국 한 장이 되고, 너무 오래 비워 두면 그 사이가 통째로 사라져요.
그래서 봄부터 겨울까지 한 바퀴 돌아볼게요. 계절마다 담기는 게 정말 다르거든요.
봄 — 얼굴선이 먼저 달라져요
봄에 만난 아이들은 대개 얼굴부터 달라져 있어요. 겨울 동안 통통하던 볼이 빠지고 턱선이 조금 나와요. 석 달 만에 보는 눈에는 그게 제일 먼저 들어와요.
봄 촬영은 빛이 부드러운 시간대를 골라 잡아요. 그런 빛이 아이 얼굴에 그림자를 거의 남기지 않거든요. 잔머리가 이마를 반쯤 덮어도 그냥 둬요. 그 굵기의 머리카락은 그 나이에만 있어서요.
처음 시작하는 계절로도 봄이 편해요. 옷이 얇아져서 몸 선이 그대로 보이고, 아이 컨디션도 오래 가는 계절이라서요.

여름 — 몸이 자란 게 사진에 남아요
여름은 얼굴보다 몸이에요. 봄에 맞던 옷이 여름엔 짧아져 있어요. 팔다리가 길어지고, 앉는 자세가 달라지고, 뛰는 폼이 어딘가 어른스러워져요.
땀에 붙은 앞머리, 물에 젖어 색이 진해진 티셔츠. 여름 사진이 정돈돼 보이지 않는다고 다시 찍자는 분들이 계신데, 저는 그대로 두시라고 해요. 여름 한 컷. 그게 그 해 여름의 전부예요.
대신 여름엔 촬영을 짧게 끊어요. 더위에 지치면 표정이 제일 먼저 무너지거든요. 아이가 물이든 그늘이든 한 군데에 붙어 있는 동안, 그 안에서 마무리하는 편이 결과가 나아요.
이 팔다리 길이, 내년엔 없겠구나. 여름마다 뷰파인더 안에서 그런 생각을 해요.
가을 — 말이 늘어서 표정이 바뀌어요
가을쯤 되면 아이 말이 부쩍 늘어요. 말이 늘면 표정이 바뀌어요. 카메라 앞에서 시키는 대로 웃던 아이가, 이제 자기가 짓고 싶은 표정을 지어요.
한창 신나게 달리다가 갑자기 멈춰 서서 뭔가를 설명하기 시작하는 순간이 있어요. 저는 그때 셔터를 눌러요. 웃는 얼굴보다 말하는 얼굴에 그 나이가 훨씬 많이 남거든요. 웃는 컷은 몇 해가 지나도 비슷하지만, 말하는 얼굴은 그 해에만 그렇게 생겨요.
가을 촬영에서 제가 말을 유독 많이 거는 것도 그래서예요. 요즘 뭐가 제일 좋으냐고 하나만 물어보면 아이가 알아서 자기 얼굴을 보여 주거든요. 포즈를 시켰을 때 나오는 얼굴과는 전혀 다른 얼굴이에요.

겨울 — 한 해가 얼굴에 다 들어와 있어요
겨울에 만나는 아이는 봄에 만난 그 아이와 같은 아이가 아니에요. 니트 목에 눌려 정전기가 오른 머리카락, 실내로 들어오며 빨개진 코끝. 그런데 눈빛이 봄보다 한 단계 차분해요. 목도리 위로 눈만 내놓고 웃는 컷, 언 손을 비비다가 카메라와 눈이 마주치는 컷. 이 계절에만 나오는 장면들이 있어요.
겨울엔 해가 짧아서 빛이 귀해요. 그래서 창이 큰 자리를 먼저 찾아 둬요. 창 옆 바닥에 아이를 앉히면 그 빛만으로 충분해요.
겨울 촬영에서 확실해지는 게 있어요. 봄 사진과 겨울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면, 한 해 사이에 얼굴선과 표정이 꽤 달라져 있는 게 보여요.
올해 아니면 안 되는 얼굴이구나. 저는 그 앞에서 매번 그렇게 생각해요.
그 네 장이 모이면 한 권이 돼요.
그래서 왜 한 해에 네 번인가요?
사계절 성장 스냅은 그 네 번의 얼굴을 봄부터 겨울까지 순서대로 한 권에 묶는 방식이에요. 계절을 하나 빼면 그 자리는 다음 해에 채울 수 없어요. 계절을 나누지 않고 지금 얼굴 하나를 정면으로 남기는 쪽은 키즈 프로필 사진 글에 있어요. 내년 봄의 아이는 올해 봄의 아이가 아니니까요.
아이 성장 기록을 어떻게 남길지 고민하시는 분들께 제가 계절 단위를 권하는 이유가 그거예요. 생일마다 한 번씩 찍으면 한 해가 한 장으로 줄어들어요. 진행 방식은 사계절 성장 스냅 소개 글에 옮겨 뒀고요. 이번 계절 일정이 궁금하시면 문의로 물어보셔도 돼요.
계절을 다 채우지 못하는 해도 있어요. 아이가 아프거나 일정이 안 맞으면 한 번쯤 건너뛰게 되죠. 그럴 땐 다음 계절을 조금 앞당겨 잡아요. 세 장이라도 나란히 놓이면 변화는 보이거든요.
시작 계절은 어디여도 상관없어요. 지금이 가을이면 가을이 첫 장이 되는 것뿐이에요. 가을에 시작한 앨범은 이듬해 여름에 닫히고, 그 안에서 아이는 똑같이 네 번 자라요. 어느 계절에 출발하든 결과는 같은 한 권이니까요. 시작 계절을 고르느라 한 계절을 통째로 흘려보내는 쪽이 오히려 아까워요. 아이는 그동안에도 자라고 있으니까요.
물론 사진이 얇다고 그 해가 없었던 건 아니에요. 사진 없이도 아이는 잘 자라고요. 다만 아이마다 차이는 있어도, 어릴수록 한 해 사이에 얼굴이 달라지는 폭이 크게 느껴지는 편이에요. 그래서 지금 이 몇 해가 더 아까운 거예요.
엄마가 아이 옷매무새를 만지고 머리를 다시 묶어 주는 동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셔터는 제가 누르고 있었어요. 그렇게 담은 계절 컷 몇 장은 촬영 갤러리에서도 넘겨 보실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아이 성장 사진은 몇 살부터 찍는 게 좋나요?
걷기 시작하는 무렵부터가 좋아요. 표정과 몸짓이 뚜렷해지는 시기라 계절 사이의 차이가 사진에 잘 남아요. 누워 있는 시기의 기록은 백일·돌 촬영이 이미 맡고 있기도 하고요.
7세 이전 아이 사진을 왜 자주 찍으라고 하나요?
이 시기 아이는 계절 단위로 얼굴과 몸이 달라져요. 한 해에 한 번만 찍으면 그 사이 변화가 통째로 빠져요.
낯가림이 심한 아이도 자연스럽게 나올까요?
나와요. 카메라를 보게 만들기보다 놀이에 몰입한 상태를 옆에서 담는 방식이 이 나이대에 더 잘 맞아요.
형제자매를 같이 찍어도 되나요?
가능해요. 나이 차가 있으면 각자 컷과 함께 찍은 컷을 나눠서 담아요. 나머지 궁금한 점은 자주 묻는 질문에 정리돼 있어요.
한 해에 네 번이면 사진이 너무 많아지지 않나요?
계절마다 쓰는 컷은 한 권 분량으로 추려요. 네 번을 찍어도 결과물은 1년에 한 권으로 정리돼요. 폰 앨범처럼 쌓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넘겨 볼 수 있는 형태로 남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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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작년 사진과 올해 사진을 나란히 놓아 보세요. 다른 아이처럼 보일 만큼 달라져 있기도 해요. 그 다름이 고스란히 남는 게 이 기록의 값이고요.
그리고 아이가 지난 계절 사진을 넘겨 보다가 이렇게 물을지도 몰라요.
"엄마, 이거 나 아기 때야?"
작년 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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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튜디오키즈
유치원 앨범부터 생일파티·사계절 성장 스냅까지, 아이 사진을 촬영하는 스튜디오예요.